이개호: 필수농자재법 두 달 시행 코앞, 핵심 기준 '내년 용역'으로 미뤄

정치
이개호: 필수농자재법 두 달 시행 코앞, 핵심 기준 '내년 용역'으로 미뤄
법 위임 12개 중 8개 미마련, 핵심 기준 '27년 용역 후 구체화
면세유 보조금 집행률 33.9%, 미지급 경유 281.8억 원
  • 입력 : 2026. 10.22(목) 14:48
  • 이연화 기자
이개호 의원, 농식품부 종합감사 질의
이개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식품부 종합감사에서 필수농자재 지원법 시행이 임박했음에도 지원 핵심 기준이 미비한 상태라고 지적하며 시행 준비를 촉구했다.

필수농자재 지원법은 2025년 12월 16일 공포되었으며, 위기대응지침, 심의위원회, 실태조사는 2026년 12월 17일, 농업인 재정지원은 2027년 12월 1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올해 중동전쟁으로 농자재값 급등이 발생하며 한시적인 지원 방식의 한계가 부각되었다. 9월 두바이유는 113.7달러로 재급등했고, 면세유 경유는 1,402원으로 전쟁 이전 대비 25.1%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법 공포 10개월 후인 올해 10월에야 하위법령을 입법 예고했다. 법이 위임한 12개 사항 중 올해 12월 시행 예정인 사항은 위기대응지침, 심의위원회, 실태조사, 권한위임 4개에 불과하다. 지원, 지급신청, 이의신청, 우대지원, 환수, 중복지원 제한 등 8개 사항은 2027년 시행 예정이라는 이유로 아직 안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시행일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관계부처 협의,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일정은 아직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지원 발동기준(가격상승률), 기준가격 산정방식, 지원비율에 대해서는 “연구용역 후 구체화”될 것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관련 연구 예산 5억 원은 2027년에야 반영될 예정이며, 용역 착수부터 입법예고 및 심사까지 1년 내에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산정방식이 마련될 경우 객관적인 검증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 공포 이후 의견수렴은 2월 간담회(농업인단체, 농협 등)와 8월 토론회(학계, 연구기관, 언론 중심) 등 총 2회에 그쳤다. 국가 및 지방 재정분담과 가격 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와 비료, 사료 업계의 의견은 한 번도 수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심의위원회는 총 15명 중 농업인 대표가 5명(3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업계 의견을 수렴하면서도 정부 지원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심의위원회 내 농업인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편성된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1,282억 원 중 실제 집행액은 10월 13일 기준 435억 원(33.9%)에 머물렀다. 3월부터 8월분 중 지원단가 한도를 초과하여 지급받지 못한 경유 금액은 281.8억 원으로, 이는 경유 실집행액의 68.3%에 해당한다. 5월 말 단가가 인상되었으나, 정작 지원이 시급했던 시기에는 활용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시도별 집행률은 울산 60.3%, 제주 13.8%, 서울 16.2% 등 지역별 편차도 크게 나타났다.

이 의원은 필수농자재법의 본격적인 시행 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조금 미집행, 단가 부족, 지역 편차 등의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전국 37개 지방정부(광역 7, 기초 30)가 필수농자재 지원 조례를 운영 중이나, 그 기준은 상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전 3개년 평균 대비 인상분의 50%(이천시, 고흥군 등), 10% 이상 인상 시 차액(파주시, 아산시), 20% 이상 인상 시 인상분의 50%(남원시, 장수군) 등 다양하며, 상한액 역시 3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차이가 있다. 이 의원은 국가 기준 마련이 늦어질수록 중복지원, 사각지대,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지원 기준의 조기 제시와 조례 정비 가이드라인 마련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올해 중동전쟁이 필수농자재법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언급하며, 정부는 시행 일정을 국회에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농업인이 위기 상황에서 적시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연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