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회복무요원이 시각장애인 공무원에게 건넨 빛 등

광산구
어느 사회복무요원이 시각장애인 공무원에게 건넨 빛 등
- “공직사회 적응과 맡은 바 소임 다할 자신감 심어줬다” 고마움 전해
- 광산구 전체 경로당에서 와이파이 터진다
-광산구,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 설치비 지원
  • 입력 : 2021. 02.16(화) 15:39
  • 이정임 기자
어느 사회복무요원이 시각장애인 공무원에게 건넨 빛
[코리아문화스포츠저널] 벽/교통지도과/교통행정과-자동차창구/벽/중앙홀/복도/안내창구. 누군가에겐 암호처럼 보이는 회계 처리 프로그램 ‘엑셀’ 파일 상의 단어 나열이, 다른 누군가에겐 눈이고 빛인 것이다.

“1층 중앙홀에서 왼쪽으로 들어가 교통행정과를 지나면 나옵니다.” 시각장애인인 광산구 공무원 박성진 주무관은, 교통지도과 위치를 묻는 민원인의 물음에 능숙한 설명으로 응대했다.

다 이 단어 나열 문서 덕분이다. 출퇴근으로 3층 사무실에 들고날 때도, 업무 차 다른 부서를 방문할 때도 이 문서는 요긴했다. 이젠 광산구청 지하 1층부터 8층 옥상까지 어디에 뭐가 있는지 속속들이 꿰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11월까지 박 주무관은 답답했다. 구청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워서다. 구 홈페이지에 있는 구 청사 안내도와 문서는 참조용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시간과 공을 들여 시각장애인 스틱과 몸으로 더듬으며 부서와 시설물의 위치를 파악해놓으면, 6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인사·부서 이동은 쓰나미처럼 그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같은 부서에서 대체복무로 행정사무를 보조하던 이준혁(25) 사회복무요원은 이런 사정이 안타까웠다. 돕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닿았을까. 이 요원에게 간단한 알고리즘 하나가 떠올랐다. 대학에서 전공하며 배운 컴퓨터와 프로그램의 원리, 박 주무관의 업무를 보조하며 알게 된 시각장애인용 컴퓨터의 특성을 고려하면 뭔가 박 주무관을 도울 방안이 나올 것 같았다.

마우스 없이 방향키와 음성 메시지로 구청 어디에 뭐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문서는, 그렇게 탄생했다. 12월 완성된 ‘광산구청 텍스트 안내도’ 문서는 모두 9장으로 구성돼있고, 구청 각 층이 단면도처럼 담겨있다.

박 주무관이 처음 이 문서를 열었을 때, 헤드폰으로 ‘중앙홀’이라는 음성이 들렸다. 왼쪽 방향키를 누르자 ‘벽’이라는 말이, 반대 방향키를 누르자 다시 ‘중앙홀’이라는 메시지가 들렸다. 문서는 간단했지만 실용적이었다.

더딘 속도였지만 구청 전체 구조는 컴퓨터 방향키의 움직임과 함께 박 주무관의 머릿속에 하나씩 그림처럼 입력됐다. 이제 부서이동이 있으면 몇 칸의 단어만 새로 고쳐 입력하면 된다.

평소에도 이 요원은 박 주무관의 눈이 돼줬다. 점심 시간 구내식당에서 배식을 도와 같이 식사하며 말동무를 해주고, 이동할 때는 길잡이 역할을 자처했다. 광산구 블로그를 담당했던 박 주무관에게 사진과 영상 같은 시각 이미지를 옆에서 자세히 설명해준 것도 그였다.

얼마 전 근무부서를 옮긴 박 주무관은 “공직 첫 근무지에서 준혁 씨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며 “그의 도움은 단순한 선행을 넘어 시각장애인인 내가 공직사회에 적응하고 맡은 바 소임 다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이 요원은 5월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다. 그의 행정보조를 받은 광산구 홍보실 직원들도 ‘이런 사회복무요원은 더 없을 것이다’며 벌써부터 빈자리를 걱정할 정도다. 이 요원은 “소집해제 뒤 중단한 학업을 마치고, 4차산업혁명기술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이 요원이 만든 문서는 기술적인 주목을 받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그 문서에 담긴 배려의 마음만은 그 어떤 첨단기술도 도달할 수 없는 울림으로 남지 않을까. 이 요원이 만들어낼 4차산업혁명기술이 기대되는 이유다.


광주 광산구(구청장 김삼호)가 16일 ㈜케이티와 ‘경로당 공공와이파이 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전체 경로당에서 와이파이 터진다

(구청장 김삼호)가 16일 ㈜케이티와 ‘경로당 공공와이파이 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광산구 등록 경로당 370개소에서 인터넷, 무선데이터전송시스템(wi-fi), 인터넷텔레비전서비스(IPTV)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다.

어르신들이 정보에 충분히 접근하고, 외부 전문강사 없이도 경로당에서 마을 단위로 IPTV 채널로 건강 체조나 요리교실 등 여가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이번 지원책을 마련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케이티는 3월말까지 광산구 전체 경로당에 와이파이를 설치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코로나 일상 시대에 어르신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마을 경로당에서 정보를 공유하며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 설치비 지원


(구청장 김삼호)가 미세먼지 저감과 에너지 절감을 위해 친환경 보일러 설치 보조금 지원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친환경 보일러는 일반 보일러보다 열효율이 높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80%이상 줄이는 저녹스 보일러.

올해 총 사업비 6억1,000만원으로 진행되는 광산구 지원사업은, 일반가구에는 20만원, 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가구에는 60만원을 지원해준다.

지원 대상은 시간당 증발량이 0.1톤 또는 열량 61,900kcal 미만인 보일러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표지 인증제품으로 올해 설치한 보일러만 해당된다고 전했다.

신청서는 우편으로만 접수된다. 접수 기간은 이달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다. 지급 대상 가구는 지급요청서 접수순으로 선정하고, 저소득층과 10년 이상 된 낡은 보일러 교체에 우선권이 주어진다. 지원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구청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관계자는 “올해 지원사업으로 에너지 효율을 증대하고, 미세먼지 저감으로 쾌적한 도시 만들기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