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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관객과 만나지 못한 무대 작품, 음반으로 선보여
<걸생전(乞生傳)>은 2020~21년에 걸쳐 국립남도국악원이 제작한 악·가·무 종합극이다. 2021년 9월 초로 계획되었던 무대 초연을 한 달 앞두고 진도 내에서 코로나19가 전과 다르게 확산하면서 연습을 중단했고, 이 작품은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
그 대신, 국립남도국악원 연주단이 공들여 연습한 음악 결과물을 대국민 공유하는 차원에서 음원 녹음 및 음반 제작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걸생전>을 구성하는 여러 음악 중 열두 곡을 선정하고, 무대 공연용으로 준비했던 기악 편성을 녹음을 위한 악기 편성으로 재편하였다. 또한 모든 작품의 노래와 연주는 외부 객원 예술인들의 참여 없이 순수하게 국립남도국악원 국악연주단이 맡았다.
진도의 노래, 진도의 이야기: 국립남도국악원 브랜드 작품의 원천
<걸생전>은 진도 소포지역의 ‘빈지래기 타령’이나 완도의 ‘오징어 타령’처럼 노랫말에 바다 생물이 등장하는 해안 지역 민요를 음악 소재로 활용하고, 진도 장례놀이 ‘다시래기’와 함께 명 짧은 아이를 위한 ‘명다리굿’을 극 전개의 축으로 삼고, 산모의 음식이자 독거도 특산품인 ‘미역’을 내용 소재로 등장시킨, 그야말로 ‘진도’의 작품이다.
국립남도국악원이 2008년 <백구가 부르는 진도아리랑>을 필두로 제작해 온 ‘브랜드 작품’ 시리즈는 진도아리랑, 강강술래, 씻김굿, 박종기, 소치 허련, 뽕할머니 설화, 육자배기, 아기장수 설화 등 진도의 민속과 예술을 작품의 소재로 삼아 왔다. 국립남도국악원의 열 번 째 브랜드 작품 <걸생전> 역시, 지역색을 강화하고 그간 소개하지 않은 토속 예술을 소개하고자 했다.
‘파도에 시달리면서 큰’ 인생 이야기,
코로나19라는 파도 겪은 우리 모두에게 공감의 기록
<걸생전>의 주인공 ‘염장이’ 걸생(乞生)씨는, 가난이라는 개인적 불행과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이라는 시대의 아픔을 모두 겪은, 1950년대 후반 진도의 인물로 그려졌다. <명다리굿>을 연행하면서 부잣집 아이의 무병장수를 축원하고 자신의 아이는 일찍 떠나보낸 그가, 과거를 애써 지우며 억척스럽게 돈만 밝히며 살다가 아내마저 떠나보낸 후 ‘인생이란 바람과 파도의 기록’이라고 노래한다.
대본을 집필한 사성구 작가(국립국악원 <까막눈의 왕>, 국립민속국악원 <지리산> 등 집필)가 가사를 쓰고, 한승석 교수(중앙대학교 전통예술학부)가 작창을 맡아 선율을 지었다. 과장된 웃음으로 망자를 잃은 슬픔을 위로하는 <다시래기>처럼, ‘해학’과 ‘절규’를 노래 속에 모두 담았다.
‘독거도 미역은 파도에 시달리면서 커서 맛이 좋다’는 노랫말처럼, 파도에 시달린 어떤 인생의 이야기가,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파도에 시달리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모두에게 공감의 기록으로 남을 듯하다.
이번에 발매한 음반은 국내의 모든 국·공립 도서관에서 찾아 들을 수 있고, 추후 국립국악원 국악아카이브 포털(http://archive.gugak.go.kr)에서도 바로 재생(streaming) 듣기가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하인숙 기자
2026.10.05(월) 17:48













